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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토이미지 |
지난달 말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내 버들골 풍산마당 인근에서 들개 무리가 활보하는 모습이 학생들에 의해 잇따라 목격됐다. 일부 학생들은 새벽 시간대 들려오는 짖는 소리와 울음소리에 잠을 설친다고 호소하며, 학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관악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2시경 서울대 기숙사 주변에서 들개 여섯 마리가 포착됐다. 서울대 측은 자체 포획이 어렵다고 판단해 구청에 지원을 요청했고, 출동한 전문가와 수의사가 마취총을 이용해 이들을 포획했다. 포획된 개체들은 현재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옮겨져 10일간 원주인 공고 절차를 밟고 있으며, 입양 희망자도 일부 확인된 상태다.
서울대 주변에서 들개가 발견된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학교를 둘러싼 관악산 일대는 오래전부터 버려진 개들이 야생화되기 쉬운 환경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2008년, 2010년, 2017년에도 서울대와 관악구청, 소방서가 합동으로 대규모 포획 작전을 벌인 바 있다.
현재 관악산 일대에는 약 30마리 안팎의 들개가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월 학생 한 명이 들개 두 마리에게 경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으나, 그 외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숙사와 운동시설 인근에서 들개를 마주치는 사례가 늘면서 생활 불편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1학년 정모 학생은 “헬스장에 가던 길에 들개 무리가 길목을 막고 있어 돌아가야 했다”며 “요즘은 새벽마다 울음소리가 들려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2017년부터 민원이 잦은 지역에 포획 틀을 설치하고 정기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기숙사, 교수회관, 학생회관 등 8곳에 고정 설치된 상태다. 그러나 포획 효과는 제한적이다. 관악구청이 운영 중인 ‘들개 안전포획단’도 전문가와 수의사 5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캠퍼스 전체를 커버하기에는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
관악구 관계자는 “들개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드물지만 반려견과 마주쳤을 때 공격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먹이를 주거나 가까이 다가가는 행위를 절대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관악구에서만 63마리의 들개가 포획됐다. 이는 2023년 46마리, 2024년 56마리보다 늘어난 수치다. 관계 기관은 향후 포획 강화와 함께 유기견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민 홍보와 교육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