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 없는 날” 6년째 시행…휴식권 보장과 서비스 혼란 사이
    • 매년 8월 14일, 택배기사 휴식 위해 배송 중단…업계·소비자 사이 찬반 갈려
    • 출처 Interlake Mecalux
      출처: Interlake Mecalux
      2025년 8월 14일, 전국 주요 택배사들이 일제히 배송을 중단했다. ‘택배 없는 날’이 도입된 지 6년째 되는 해다. 이 제도는 2020년 폭염 속 택배기사 과로사 논란을 계기로 만들어진 민간 합의 기반 휴무제도다. 법으로 정해진 공휴일은 아니지만, 고용노동부의 권고와 업계·노조 간 협의를 거쳐 매년 8월 중 하루를 정해 시행되고 있다.

      당초 취지는 명확했다. 택배기사에게 연중 단 하루의 공식 휴식일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여름철 폭염기에는 택배기사들의 탈진과 질병 사례가 잇따랐고, ‘과로사 방지’라는 사회적 요구가 거세졌다. 이 제도는 그에 대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로 도입됐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택배 없는 날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배송이 며칠씩 지연되는 건 불편하다”고 말한다. 소상공인과 온라인 판매자들 사이에서는 “하루만 쉬어도 매출이 떨어진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냉장·신선식품을 다루는 업체들은 특히 배송 차질에 민감하다.

      업계 내부의 시각도 엇갈린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 등 주요 택배사는 매년 참여하지만, 쿠팡은 자체 물류망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다. 쿠팡은 로켓배송이 자체 고용 구조이기 때문에 기존 택배사 휴무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한다.

      기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다르다. 일부는 “연중 하루라도 쉬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지만, 위탁·지입 형태로 일하는 기사들은 “쉬는 날은 곧 수입이 끊기는 날”이라며 실질적 보상 없는 휴무에 반발한다. 실제로 일부 기사들은 “휴식은 필요하지만 생계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상징적인 의미는 있으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하루 휴무만으로는 장시간 노동 구조나 수수료 체계 문제를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주 5일 근무제, 자동화 설비 확충, 기사 보상제도 정비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택배 없는 날’은 사회적 공감대를 어느 정도 확보한 제도다. 시행 첫해 이후 참여 기업 수는 꾸준히 늘었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 택배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다만 강제성이 없어 업체별 시행일과 방식이 달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이 남아 있다.

      결국 ‘택배 없는 날’은 택배산업의 구조적 과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기사의 휴식권을 사회가 함께 인정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남겼다. 향후에는 이 하루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노동환경과 서비스 품질의 균형을 맞추는 제도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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