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류 M&A, 덩치보다 ‘전문화’로 향하다
    • 2025년 물류업계, 규모 확장보다 기술과 틈새시장 공략 중심으로 재편
    • 출처 Korea Economic Daily
      출처: Korea Economic Daily
      2025년의 글로벌 물류 업계는 다시 한번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과거에는 ‘규모의 경제’가 곧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기술력과 전문화 역량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 주요 물류기업들은 단순히 덩치를 키우기보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M&A(인수·합병) 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디지털 전환과 틈새시장 전략이 자리한다.

      PwC가 2025년 중반 발표한 「Transportation and Logistics Deals Outlook」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초 미국 운송·물류(T&L) 부문의 M&A는 거래 건수 면에서는 큰 폭의 증가가 없었지만, 거래의 성격은 확연히 바뀌었다. 기업들은 단순한 지분 확장을 넘어 기술·자동화·데이터 기반 서비스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정렬(Strategic Alignment)’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팬데믹 이후 지속된 공급망 불안정과 비용 압박 속에서 효율과 예측력을 강화하려는 대응으로 해석된다.

      PwC 독일이 발표한 「Transport & Logistics Barometer H2 2024」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물류·운송 산업의 M&A는 199건으로, 총 거래금액은 약 963억 달러에 달했다. 흥미로운 점은 거래 건수가 소폭 감소한 반면, 거래당 평균 금액은 상승했다는 것이다. 2025년 상반기에는 93건의 거래가 있었고, 총 규모는 579억 달러로 그중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메가딜이 11건에 달했다. 이는 시장의 방향이 ‘많은 거래’에서 ‘큰 거래’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물류 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디지털화와 ESG 규제가 강화되면서 단순 운송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수익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신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틈새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기술 물류(Logistics Technology) 와 헬스케어·콜드체인 물류 분야다. IoT 기반의 실시간 모니터링, 자동화된 창고 운영, 의약품 운송을 위한 온도 제어 시스템 등은 모두 기존 운송 인프라와는 다른 전문 기술과 인증이 필요하다. PwC는 이러한 분야의 M&A 거래가 2025년 들어 전년 대비 약 14.8% 증가했다고 밝혔다.

      Capstone Partners의 「Logistics Technology Market Update 2025」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놓는다. 보고서는 물류기업들이 자체 디지털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기술 스타트업을 인수해 내부 프로세스에 빠르게 통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북미의 한 대형 운송기업은 저비용 트럭 운송 네트워크를 운영하던 회사를 인수해 자율주행 기술과 실시간 트래킹 시스템을 통합했다. 그 결과 운행 효율성과 수익률이 모두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헬스케어 물류 분야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물류기업 간의 제휴 및 인수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특히 의약품·혈액·백신 등의 온도 민감성 제품을 위한 냉장·냉동 운송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PwC는 이러한 시장을 “진입장벽은 높지만 수익성이 매우 높은 영역”으로 평가하며, 향후 3년간 주요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모든 거래가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PwC는 2025년 보고서에서 물류 산업 M&A 시장이 여전히 높은 변동성(high volatility) 속에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등 외부 요인이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 건수는 감소하는 반면 거래당 규모가 커지는 현상은 그만큼 위험 분담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업계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적합성(fit)’과 ‘통합 후 가치 창출(value creation)’ 이 우선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과거에는 운송망과 물류센터를 얼마나 많이 확보했는가가 평가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과 데이터 기반 운영 역량이 핵심 자산이 되었다.

      한국과 아시아 물류기업들도 이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복합 물류·도심 물류 서비스 업체 간 인수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생물의약품 콜드체인, 도심 배송, 리버스 로지스틱스(반품 물류) 등 특화 분야에서의 제휴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작지만 강한 물류기업’으로 남기 위한 현실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결국 2025년의 물류 M&A는 더 이상 단순한 “규모의 싸움”이 아니다. 기술·데이터·전문화가 융합된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고 있다. 그 속에서 M&A는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진입권(license) 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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