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중 기반 물류, ‘라스트마일’ 혁신의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
    • 개인의 이동 자원을 물류망으로 편입하는 ‘Crowdshipping’, 비용 절감과 ESG 효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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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물류 산업이 인력난과 비용 상승으로 압박을 받는 가운데, 개인의 이동 자원을 활용하는 ‘군중 기반 물류(Crowdshipping)’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Crowdshipping은 일반 시민이 자신의 차량, 자전거, 오토바이 또는 도보 이동 중 여유 공간과 시간을 활용해 소형 화물이나 상품을 운송하는 모델이다. 기존의 대형 운송사나 택배망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 군중이 직접 배송망의 일부가 되는 구조로, ‘공유경제형 물류’라고도 불린다.

      이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선다. 최근 도시 내 ‘라스트마일(Last Mile)’ 배송 수요가 급증하면서 물류 차량의 교통 혼잡, 탄소 배출, 인건비 상승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Crowdshipping은 이미 도로 위를 이동하는 개인 운송자의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추가 차량 운행 없이 배송을 수행할 수 있어,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유럽연합이 지원한 도시 물류 프로젝트 ‘CityLogin’, 미국의 ‘Roadie’, 일본의 ‘AnyCarry’ 등은 이러한 개념을 적용해 배송 효율을 높이고 있다.

      학계와 산업계에서도 군중 물류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 학술지 Sustainability에 게재된 연구는 군중 배송이 도시 내 배송 차량 운행 횟수를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MDPI의 ‘Evaluating the Suitability of Crowd-Shipping Platforms for SMEs’ 연구는 중소기업이 군중 배송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물류비 절감과 배송 속도 개선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운송자의 신뢰성과 규제 리스크가 여전히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은 울산을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에서, 도시 거점형 픽업 스테이션과 군중 배송 시스템을 결합할 경우 물류 효율성이 평균 17% 이상 향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공유 차량·오토바이 기반의 단거리 배송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군중 기반 물류가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 및 ‘공유형 허브’와 결합하면 도심 물류의 병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현행 물류·택배 관련 법령이 정규 운송사업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비전통적 운송자에 대한 법적 지위나 보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국제 물류 전문가들은 Crowdshipping을 단기적 혁신이 아닌 구조적 전환의 일부로 본다. Global Trade Magazine은 “군중 배송은 단순히 개인을 배송 자원으로 활용하는 개념이 아니라, 물류 생태계를 분산형·참여형 구조로 재편하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기존의 허브-스포크형 물류망이 ‘집중과 통제’를 기반으로 했다면, Crowdshipping은 ‘연결과 자율’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다만 신뢰성, 보험, 데이터 보호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플랫폼을 통해 모집된 일반 운송자가 배송 과정에서 사고나 분실을 일으킬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으며, 데이터 매칭의 정확도나 보안성 역시 서비스 신뢰도와 직결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운송자 인증, 실시간 추적, 평가·보증 제도 등이 결합된 ‘플랫폼 신뢰 인프라’ 구축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군중 기반 물류는 아직까지 전통적 물류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물류 효율화와 친환경성, 그리고 지역 기반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겸비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은 크다. 향후 기업들은 공식 운송망과 군중 기반 배송망을 통합 관리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비용 효율성과 ESG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Crowdshipping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누가 물류의 주체가 될 것인가’라는 산업 패러다임의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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