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O “전 세계 세균 감염의 6분의 1, 항생제 내성 보유”
    • “치료 효과 떨어지고, 신약 개발 속도 뒤처져… 전 세계적 보건 위기 수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세균 감염 사례 중 약 6분의 1이 기존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려운 ‘항생제 내성균(antimicrobial-resistant bacteria)’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류가 감염병과의 싸움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WHO는 80여 개국의 실험실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약 17%의 감염 사례가 항생제 내성균에 의해 발생했으며, 그 비율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내성 비율이 25%를 넘는 국가도 존재했으며, 반면 유럽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내성 확산, 의료 현장과 사회 전반의 경고음

      항생제 내성은 단순히 의료 문제를 넘어 공공 보건 체계 전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WHO 감염관리국 관계자는 “현재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수술이나 암 치료처럼 감염 예방이 필수적인 의료 행위조차 위험해질 수 있다”며 “감염병 대응의 핵심 수단이 무력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항생제의 과다 처방과 농축산업 내 남용을 꼽는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항생제가 감기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도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축산업에서는 가축 성장 촉진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그 결과, 내성을 가진 세균이 인체와 환경 속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약 개발 속도, 내성 확산을 따라잡지 못해

      WHO는 또 다른 문제로 항생제 신약 개발의 정체를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한 신규 항생제는 40여 종에 불과하며, 이 중 실제로 시장에 출시된 약은 10종도 채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기존 항생제의 변형 형태로,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는 극히 드물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항생제혁신위원회(IAI)는 “제약 산업이 수익성이 낮은 항생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문제”라고 분석했다.
      특히 감염병 치료는 짧은 복용 기간과 저렴한 단가로 인해 신약의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WHO, “국가 간 공동 대응 시급”

      WHO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항생제 내성 확산을 “글로벌 보건 위기(Global Health Emergency)” 수준으로 규정하며, 각국 정부에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주요 권고안에는 ▲항생제 사용 관리 강화(antimicrobial stewardship) ▲신약 연구개발 투자 확대 ▲감염 감시 시스템 고도화 ▲농축산 부문 항생제 규제 강화 ▲대중 인식 개선 캠페인 시행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WHO는 국가별로 감염병 진단 및 보고 체계를 표준화하고, 내성균 데이터 공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WHO 사무총장은 “항생제 내성은 조용하지만 꾸준히 인류의 생명력을 갉아먹는 위협”이라며 “국가 단위의 대응을 넘어, 전 지구적 연대와 투자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향후 과제 — ‘예방·모니터링·연구투자’ 3대 축

      전문가들은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과제로 ▲예방 중심의 의료 패러다임 전환 ▲실시간 감염 모니터링 체계 구축 ▲국제적 연구개발 지원 확대를 꼽는다.
      특히 감염 예방과 백신 접종, 위생 환경 개선이 항생제 사용량을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한편, WHO는 올해 말까지 회원국과 함께 ‘글로벌 항생제 내성 행동계획(AMR Global Action Plan)’ 2기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 로드맵에는 2030년까지 항생제 사용량 20% 감축과 내성균 감시 참여국 100개국 확대 목표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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