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달과 오케스트레이션 기술 강화 (I&O 도구의 부상)
    • ERP 교체 대신, 프로세스를 연결하는 ‘조율 계층’이 새 표준으로 떠오르다
    • 출처 IntaketoProcure vs Procurement Orchestration  Procurement Magazine   2025 ProcurementMagcom
      출처: “Intake-to-Procure vs. Procurement Orchestration” – Procurement Magazine / © 2025 ProcurementMag.com
      2025년 공급망·조달 분야의 핵심 변화 중 하나는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이다. KPMG는 올해 보고서에서 “기업들은 더 이상 레거시 ERP나 SCM 시스템을 통째로 교체하려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대신 기존 시스템 위에 ‘Intake & Orchestration(I&O)’ 계층을 추가해, 조달 요청부터 승인·계약·지급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른바 ‘I&O 도구’는 조달의 프런트엔드(front-end) 역할을 수행한다. 직원이 단순히 “이 물품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이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관련 부서와 예산 코드를 연결해 승인 절차로 넘긴다. 예전에는 담당자가 이메일과 엑셀로 일일이 결재를 요청하거나 ERP에 직접 입력해야 했지만, 이제는 AI와 오케스트레이션 엔진이 해당 과정을 대신 수행한다. 결과적으로 조달 프로세스가 훨씬 간결해지고, 요청 처리 속도가 향상된다.

      글로벌 조달 기술기업 GEP는 이를 ‘디지털 Intake 계층’이라 부르며, 조직 내 여러 시스템을 아우르는 통합 창구로 정의한다. Art of Procurement 블로그 역시 “AI 기반 Intake 시스템이 조달 부서를 단순 실행 부서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용자는 더 이상 복잡한 카탈로그나 다단계 승인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어로 요청을 남기면 자동으로 규정에 맞게 처리되는 경험을 누리게 된다.

      이러한 기술은 ‘프로세스 오케스트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확장되고 있다. 단일 ERP나 SCM 체계에 모든 기능을 통합하려는 기존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다. KPMG는 “기업들은 이제 모든 시스템을 교체하기보다, 여러 플랫폼을 연결해주는 중간 계층을 두는 방식으로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Zip, ORO Labs, Tonkean 같은 오케스트레이션 전문 솔루션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ORO Labs는 2025년 Spend Matters 평가에서 조달 오케스트레이션 부문 리더로 선정되었고, Tonkean은 Gartner의 ‘2025 Hype Cycle’에서 Intake Management 분야의 대표 혁신 기술로 꼽혔다.

      Procurement Magazine은 이를 두고 “2025년은 조달 오케스트레이션의 해”라고 표현했다. 각 기업이 도입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된 목표는 ‘시스템 간의 단절을 없애고, 사람과 기술을 연결하는 조율 계층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달 요청이 ERP에서 생성되고, 계약은 전자서명 시스템을 거쳐, 결제는 회계 플랫폼에서 이루어진다고 하자. 과거에는 이 흐름을 사람이 수작업으로 이어야 했지만, 이제는 오케스트레이션 계층이 자동으로 연결해 일관된 데이터 흐름을 만든다.

      그러나 이 변화에는 명확한 리스크도 존재한다. 첫째, 통합 복잡성 증가다. 기존 ERP·S2P 시스템 위에 새로운 계층을 얹는 만큼, 데이터 흐름과 권한 구조가 복잡해지고 시스템 간 API 호환성 문제가 잦다. 둘째, 중복 구조화의 위험이다. 이미 일부 시스템이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는데, 이를 구분하지 않고 오케스트레이션을 도입하면 오히려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셋째, 조직의 변화 관리 문제도 크다. 새로운 워크플로우가 도입되면 조달 부서뿐 아니라 IT, 재무, 현업 부서 간 역할 재조정이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할 리더십과 교육이 부족하면 기술 도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과거의 조달 시스템이 ‘규칙과 승인 절차’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연결과 흐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기업들은 모든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에 몰아넣는 대신, 각 기능을 유연하게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KPMG는 이를 “ERP를 보완하는 전략적 레이어(layer)”라고 표현했다.

      결국 조달과 공급망 디지털화의 핵심은 ‘교체’가 아니라 ‘조율’이다.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사람의 개입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정교해진다. 데이터를 읽고, 프로세스를 설계하며, 시스템 간 대화를 주도하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5년의 조달 부서는 단순한 구매 관리자가 아니라, 기업 내 모든 시스템을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가 되어가고 있다.
    Copyrights ⓒ 더딜리버리 & www.thedelivery.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더딜리버리로고

대표자명 : 김민성 , 상호 : 주식회사 더딜리버리 , 주소 : 미사강변한강로 135 나동 211호
발행인 : 김민성, 편집인 : 김대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성 , 신문등록번호 : 경기, 아54462
Tel : 010-8968-1183, Fax : 031-699-7994 , Email : tdy0528@naver.com, 사업자등록번호 : 430-86-03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