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중순, 이란이 자국이 개발한 고위력 벙커버스터(Bunker Buster) 탄두를 실전에서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중동 지역 안보 지형에 새로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해당 무기는 지하 수십 미터에 위치한 콘크리트 구조물까지 관통하여 파괴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특수 폭탄이다. 이란 당국은 “정밀 방어 역량 강화를 위한 계획된 군사 훈련의 일환”이라 밝혔지만, 그 목표와 시점, 무기의 성격을 고려할 때 단순한 ‘시험 운용’ 이상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 37시간 비행, 정밀 타격… 이례적인 공개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해당 폭탄은 총 37시간 동안 장거리 비행을 거쳐 목표 지점에 정확히 낙하했다. 이란 국방부는 “지하 구조물에 대한 타격 정확도와 관통력을 검증했다”며 “모든 군사 작전은 자국 영토 내에서 이뤄졌고 외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투하 지점에 대한 구체적인 위치나 지형, 사용된 탄두의 제원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는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다. 특히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자국 내 가상의 핵시설을 모델로 삼아 실제 공격 시나리오를 검증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 핵시설 타격 능력 과시… 의도된 메시지?
이란은 오랜 시간 동안 서방과의 핵 협상에서 ‘자주국방’을 강조해왔으며, 고강도 제재와 무장 해제 압박에 대한 반발로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과시해 왔다. 이번 벙커버스터 투하는 그런 맥락에서 하나의 ‘군사적 시위’로 해석된다.
전직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 고문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이번 움직임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미군이 주둔한 중동 지역에 대해 명백한 신호”라며 “자국 핵개발 시설에 대한 공습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 서방 “정치적 시위… 협상 압박용 카드”
미국 국방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익명의 고위 당국자는 “이란의 이번 시도는 외교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며 “당장 위협적이지는 않으나 향후 유사 사례가 반복된다면 대응 수위를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외교가 역시 긴장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는 이란 측에 ‘명확한 무기 투명성’과 ‘기술 개발 목적 공개’를 요구하며, 향후 IAEA(국제원자력기구)를 통한 정기 검증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 중동 정세에 미칠 영향은?
중동은 오랜 시간 불안정한 세력 균형 속에서 각국이 군비 경쟁을 벌여 왔다. 특히 이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긴장은 종교, 경제,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얽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번 벙커버스터 실전 투하는 이러한 불안정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해당 투하가 실전 공격이 아닌 훈련의 일환으로 간주되지만, 전문가들은 “이란의 기술 수준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이는 향후 무기 수출이나 군사동맹, 그리고 핵 협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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