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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고 바닥에 나뉜 경로를 따라 상품을 운반하는 AMR(자동 이동 로봇) 실제 모습이다 |
“창고 안에 사람은 없었습니다. 대신 로봇이 미끄러지듯 상자를 옮기고 있었죠.”
지난주 방문한 수도권 한 물류센터 내부는 조용했다. 하지만 그 정적 속에서 AI가 통제하는 물류 로봇 수십 대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국내 주요 택배사들이 AI 기반 물류 자동화 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람 없는 창고, 기사 없는 배송차”라는 말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AI가 짠 배송 경로…“17% 더 빠르다”
CJ대한통운, 로젠, 한진 등 대형 물류사는 이미 AI 기반 배송 경로 최적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과거 기사 경험에 의존하던 동선을 실시간 교통, 기상, 수요 예측 데이터로 정밀하게 계산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AI 도입 이후 기사들의 평균 이동 시간이 17% 감소했고, 고객 만족도도 함께 상승했다”고 밝혔다.
"사람 없이 흐르는 창고…풀필먼트도 AI 시대"
창고 내부 ‘풀필먼트(배송 전 처리)’ 시스템도 혁신이 진행 중이다. 물류 기업들은 AGV(무인이송로봇)와 AI 수요 예측 모델을 결합해 재고 적재 위치부터 피킹·패킹까지 자동화하고 있다.
특히 쿠팡과 마켓컬리는 주문 전 예상 수요를 미리 분석해, 물건이 들어오기도 전에 위치를 배정하는 방식까지 도입했다.
"상담도 AI가"…콜센터 자동화도 확산
고객 응대 영역에서도 변화는 시작됐다. 최근 대형 쇼핑몰 및 택배사는 AI 상담 챗봇은 물론, **고객 음성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는 ‘감정 인식 응대 시스템’**까지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 이탈률을 20~30%가량 낮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 “일자리 변화 불가피…재훈련이 핵심”
하지만 AI의 물류 침투가 확대되면서, 기존 일자리 구조도 변화를 맞고 있다.
이동근 한국물류산업연구원장은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어 물류 인력의 재교육과 전환 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