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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라엘‑하마스 간 협상 재개 또는 중재 논의를 위해 만난 공식 회담의 모습 |
미국 정부가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휴전 협상을 중단하고, 중재에 참여했던 대표단을 카타르 도하에서 철수시켰다. 이는 하마스 측이 협상안에 실질적인 진전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중재 대표였던 스티븐 윗코프 특사는 “하마스가 실행 가능한 타협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이 의미 있으려면 인질 석방, 무장 해제 등 핵심 사항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전을 위한 중재는 카타르, 이집트, 미국이 공동으로 추진해온 다자간 프로세스였으며,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제3국을 통해 간접 접촉을 해왔다.
그러나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전면 철수 ▲하마스 통치권 유지 ▲전쟁 이후 재건 권한 등을 요구했으며,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인질 전원 석방 ▲정치 권력 포기 등을 휴전 조건으로 제시하며 극명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실제로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무장한 채 다시 지배하게 둘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단계적 철수나 조건부 휴전 또한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마스 측은 이에 대해 “이스라엘이 점령 상태를 유지한 채 이뤄지는 휴전은 사실상 항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하마스는 정치적 존립과 재건 참여를 최소한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양측 간 간극은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도주의 위기, 더 깊어져
협상이 중단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쪽은 민간인이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는 “가자지구 주민 상당수가 식량, 물, 의료 서비스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질병이 확산되고 있으며, 전염병 예방 및 구호활동조차 제한되는 실정이다.
의료 구호단체들도 “기초 의약품과 연료, 인력 모두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고령자의 피해가 심각하며, 폭격 피해로 거주지를 잃은 이재민도 수십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타르 “중립적 채널은 유지”
미국의 철수에도 불구하고, 중재국인 카타르는 “중립적 조율 채널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카타르 외교부는 “협상이 잠시 멈췄을 뿐,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 또한 이번 협상 중단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유엔은 공동성명을 통해 “정치적 해법을 위한 협상 테이블이 사라지는 것은 비극”이라며 재개를 촉구했다.
향후 전망: 중재 재개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중재 재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마스는 협상 재개 조건으로 ‘군사행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군사적 압박이야말로 협상 진전을 이끄는 수단”이라며 맞서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남기긴 했지만, 당분간 적극적 중재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중동 문제에 대한 관심이 다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