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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7월, 충청권·광주 일대 도로와 인도가 폭우로 침수된 모습” |
2025년 7월 중순, 충청권과 광주광역시를 중심으로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대규모 홍수와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틀간 내린 비의 양은 일부 지역에서 400mm를 넘어섰으며, 갑작스러운 집중호우에 대비하지 못한 도심과 주거지가 물에 잠기면서 일상이 무너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해 최소 4명이 숨졌고, 1,300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다. 특히 충남 금산과 충북 청주, 전북 무주 일대에는 시간당 80mm가 넘는 국지성 폭우가 집중되며 하천이 범람했고, 농경지와 저지대 주택 수십 채가 침수됐다. 주민들은 “30분도 안 되어 골목이 강처럼 변했다”며 상황의 급박함을 전했다.
광주광역시는 이번 호우로 가장 많은 피해가 집계된 지역 중 하나다. 광주 지역에서는 총 87개 도로와 38개 건물이 침수됐고, 시내 주요 간선도로가 일시 통제되면서 출퇴근 교통에 큰 혼란이 빚어졌다.
교육부는 호우에 따른 안전 우려로 전국 403개 학교에 휴교 조치를 내렸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항공기 운항에도 차질이 발생해 광주·청주·김포공항 등에서 총 46편의 항공기가 결항되며 하계 항공 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다.
산사태 위험도 극심해졌다. 산림청은 충청권과 강원 일부 지역을 포함해 전국 다수 지역의 산사태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급경사지·사면 붕괴 우려 지역을 대상으로 예찰을 강화했다. 실제로 충북 보은에서는 산사태로 주택 2채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충청 이남 지역에 정체돼 있으며, 앞으로도 경북 내륙과 전북 동부에 강한 비구름대가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난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고, 중앙부처와 지방정부 간 협업을 통해 범정부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를 단순한 기상이변으로 치부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과거 30년에 한 번 있을 비가 이제는 매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재난 대응 체계와 인프라 재설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하천 정비, 배수시설 확충, 산사태 방지 시스템 고도화 등 후속 조치를 서두르고 있으며, 향후 기후 적응형 도시계획과 조기 경보 시스템 개선도 함께 추진될 예정이다.
이번 폭우는 단기간의 자연재해를 넘어, 대한민국의 기후 대응 역량과 재난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