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자사 전기차 모델에 생성형 인공지능(GAI) 시스템인 ‘Grok AI’를 본격적으로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자동차 산업 내 인공지능 기술 통합 경쟁에 불을 지폈다. 단순한 주행 보조 수준을 넘어 운전자의 대화 상대이자 실시간 정보 분석 도우미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 고도화된 AI 시스템으로, 기존 전기차 사용자 경험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자동차, 이제는 달리는 스마트폰이 아닌, 말하는 동반자"
테슬라 측은 이번 'Grok AI' 탑재를 통해 차량이 운전자의 음성 질문에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차량 상태, 외부 환경, 교통 정보, 개인 일정 등을 통합 분석하는 지능형 대화형 비서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이라 밝혔다. 단순히 명령어를 해석하는 수준이 아닌, 문맥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판단하며 답변할 수 있는 기능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오늘 점심시간쯤 교통상황 어때?"라고 물으면, Grok AI는 그날의 도로 통제 상황, 날씨, 내비게이션 경로, 차량 위치 등을 종합해 적절한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런 실시간 연동 기능은 기존 내비게이션 AI 음성 응답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차량 AI, 단순 편의성에서 ‘의사결정 파트너’로 격상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기술 탑재 이상의 전환점으로 본다. 모빌리티 기술 경쟁이 차량 성능, 배터리 효율, 디자인 중심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인공지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기아 EV6, 현대 아이오닉 6, BMW i7, 포드 머스탱 마하-E 등도 인포테인먼트와 음성 제어 기술에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테슬라의 이번 AI 통합은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닌 운전 개념 자체를 바꾸는 시도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한 자율주행 기술 전문가는 "기존 AI 시스템이 주로 '주행을 보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Grok AI는 차량 내 모든 정보 흐름의 중심에 자리 잡는다"며, "이는 단순한 스마트카를 넘어, 차량이 하나의 인격처럼 운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세대로의 진입"이라고 분석했다.
'AI와 함께 운전하는 세상', 현실이 되나?
이번 Grok AI의 핵심 기능은 테슬라가 2023년 인수한 AI 스타트업들의 기술 기반 위에 구축된 것으로, 자연어 처리 능력, 상황별 판단 알고리즘, 경량형 반응형 모델 등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차량 내 칩셋 성능 한계와 연결 불안정성 문제를 고려해, 로컬 처리와 클라우드 연동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터넷이 끊기더라도 주요 명령과 정보 제공이 가능하며, 네트워크 연결 시에는 더욱 풍부한 외부 데이터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술의 명암…개인정보·오작동·규제 이슈는 숙제
하지만 이런 기술 발전에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 AI 시스템이 차량 내 대화, 운전자 위치, 주행 습관 등의 민감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 위험과 악용 가능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AI의 판단 오류, 오작동,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인한 혼선이나 사고 가능성에 대해, 테슬라가 어떤 안전장치와 기준을 마련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교통안전청(NHTSA)과 유럽자동차규제기관 등도 향후 AI 기반 차량 시스템의 안전성과 윤리성에 대해 규제 기준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