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양 보호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되는 고수해역 조약, 이른바 하이 시스 트리티가 최근 법적 효력을 갖게 되면서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조약은 국가 관할권 밖 해역의 해양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최초의 포괄적 국제 협정으로, 유엔해양법협약 체계 아래에서 마련된 별도 협정이다. 공식 명칭은 국가 관할권 밖 해양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에 관한 협정으로, 국제적으로는 BBNJ 협정으로 불린다.
지구 전체 바다 면적의 상당 부분은 특정 국가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 공해로 구성돼 있다. 이 지역은 다양한 해양 생물과 생태계를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포괄적인 국제 규범이 부재해 과잉 어업, 해저 자원 개발, 해양 오염 등에 취약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기존에도 지역별 어업기구나 개별 국제 규범이 존재했지만, 공해 전반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법적 틀은 마련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고수해역 조약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장기간의 국제 협상을 거쳐 채택됐다. 협상 논의는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됐으며, 약 20년에 걸친 논의 끝에 유엔 차원에서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이후 각국의 서명과 비준 절차가 이어졌고, 일정 수 이상의 국가가 비준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조약은 정식으로 발효됐다. 이로써 공해 역시 국제법에 기반한 관리와 보호의 대상이 되는 제도적 전환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약의 핵심은 공해상 해양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이다. 이를 위해 조약은 해양 유전자원의 이용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보다 공정하게 공유하는 원칙을 담고 있다. 또한 특정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생태적으로 중요한 공해 지역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가능하게 했다. 공해에서 이루어지는 개발이나 대규모 활동에 대해서는 사전에 환경 영향을 평가하도록 하는 절차도 포함돼 있어, 생태계 훼손을 예방하는 장치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조약은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참여국들의 역량 강화를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해양 조사와 관리에 필요한 과학 기술, 데이터 접근, 인력 양성 등을 국제 협력을 통해 지원함으로써, 특정 국가에만 책임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이는 해양 보호를 선진국 중심의 의무가 아닌 국제 사회 공동의 과제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수해역 조약은 국제 사회가 설정한 2030년 해양 보호 목표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유엔과 국제 환경 기구들은 2030년까지 전 세계 해양의 일정 비율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목표를 제시해 왔는데, 공해는 그동안 제도적 한계로 인해 보호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돼 왔다. 이번 조약은 공해에서도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국제적 해양 보호 목표를 현실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조약의 발효가 곧바로 실질적인 보호 효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향후 열릴 당사국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해양보호구역 지정 기준, 관리 방식, 재원 조달 구조, 이행 점검 체계 등이 논의돼야 한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공해의 특성상, 실효성 있는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수해역 조약의 법적 효력 발생은 국제 해양 거버넌스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그동안 사실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공해가 국제법의 틀 안으로 편입됐다는 점에서,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의미를 가진다. 향후 이 조약이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국제 사회의 이행 의지와 협력 수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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