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속도가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최신 보고서 《Emissions Gap Report 2025》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해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사회가 ‘1.5 ℃ 상승 제한’이라는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₄)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이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인도, 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미국 등 주요 배출 5개국의 산업·에너지 부문이 급격히 늘면서 전체 상승세를 견인했다. 반면 선진국 일부에서는 감축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나, 그 효과가 글로벌 총량을 뒤집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UNEP은 각국이 제출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모두 충실히 이행하더라도,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기온은 2.3~2.5 ℃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의 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면 상승 폭은 **2.8 ℃**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수치는 과학계가 “기후 재앙의 임계점”으로 간주하는 1.5 ℃ 한계를 크게 초과하는 수준이다.
온실가스 농도의 급격한 증가는 다양한 부문에서 불가역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보고서는 해수면 상승, 빙하 융해, 폭염과 산불의 장기화, 생태계 붕괴 등을 가장 심각한 파급효과로 지목했다. 특히 해양 온도 상승으로 인한 산호 백화 현상과 해양 생물 서식지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식량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지구는 이미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런던정치경제대학(LSE) 기후정책센터의 한 연구원은 “현 수준의 배출량이 유지된다면 2030년 이전에 1.5 ℃ 목표선이 돌파될 것”이라며 “감축 계획을 넘어선 산업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우려 속에 유엔은 오는 12월 개최 예정인 제3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각국이 감축 목표를 상향하고, 화석연료 의존도를 실질적으로 줄이는 합의를 도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실질적인 이행 약속을 얻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한편 UNEP은 이번 보고서에서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향후 수십 년간의 기술 발전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피해가 누적될 것”이라며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전환, 산림 복원, 순환경제 확산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세계가 직면한 기후 위기는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 조건을 재정의하는 문제다.
지금의 경고가 마지막 경고가 되지 않도록, 각국의 결단과 행동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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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UNEP - Emissions Gap Report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