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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 희생자 최재혁씨. 김현숙씨 제공 |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가장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은 바로 피해자 가족들이다. 그중에서도 30~40대 희생자 가족들은 참사 당일 피해자들 대부분이 20대인 탓에 ‘젊은 사람들이 노는 곳에 왜 갔냐’는 편견 어린 시선과 2차 가해로 이중의 고통을 받아왔다.
최재혁(당시 47세)씨 어머니 김현숙 씨는 “아들이 예전 직장 동료들과 약속이 있어 간 것뿐인데 ‘거기를 왜 갔느냐’는 말을 듣는 게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아이들의 트라우마를 우려해 한동안 손주들에게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숨기기도 했다. “아이들이 아빠를 영웅으로 기억하길 바랐다”는 마음이었다.
임종원(당시 35세)씨 아버지 임익철 씨 역시 “아들이 좋아하던 서핑과 디제잉을 하며 가족과 함께 있었던 것뿐인데 주변에서 ‘놀러 간 게 잘못인가’라는 의심을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특히 임 씨는 아들의 사망 당일 상황을 설명하며 “아들이 오히려 사촌동생과 아내를 지키려다 희생됐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편견을 이겨내려 노력하고 있다. 김현숙 씨는 “이제는 친구와도 ‘가서 놀러 갔다는 말은 하지 말자’며 사회적 오해를 줄이고자 한다”고 했다. 임익철 씨도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소중한 존재라는 점이 제대로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법적,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참사를 ‘남의 일’로 여기지 않고 공동체가 함께 치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회는 이들을 향한 잘못된 시선을 거두고, 희생자의 명예를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