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하 7도, 13시간 일하다 생명 잃다”…건설현장 한파 사망사고, 관리 부실 논란
    • 용인 반도체 공사현장 50대 노동자, 한파 속 13시간 근무 끝 숨져
      장시간 노동과 낮은 체온 노출, 뇌출혈 원인 추정
      “매일 12시간 넘어 일해”…하청 중심 구조적 문제 지적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영하의 혹한 속에서 13시간 가까이 일하던 건설노동자가 작업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충분한 휴게시간과 온열 대책이 없는 채 강행된 장시간 노동이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에서 50대 노동자 배모 씨가 철근을 옮기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동료들이 119에 신고했지만, 병원으로 이송된 배 씨는 결국 뇌동맥 파열로 숨졌다. 당시 용인 지역 체감온도는 영하 7.4도로, 하루 종일 강풍과 한파 특보가 이어진 상황이었다.

      사고 당일 배 씨는 오전 7시부터 일해 13시간째 근무 중이었다. 현장 근무일지를 보면 대부분의 작업일이 12시간 이상 지속됐고, 일부 근로자는 밤 10시까지 연장 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은 “그날도 차디찬 철근을 손으로 들며 버텼을 것”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살 빠질 정도로 일을 왜 하냐’고 물었더니, 현장 분위기상 쉬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혹한에도 불구하고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작업을 중단하는 조치가 없었다. 시공사 SK에코플랜트 측은 “당일 휴게시간을 제외하면 11시간 근무였으며, 근무 인력 편성은 하청업체가 결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 같은 해명이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용인지역 노동조합 관계자는 “하청 구조 아래에서 실질적인 현장 통제권은 원청에 있다”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날에는 안전조치가 필수임에도 어떤 경고나 근무 단축 지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영하 12도 이하 혹한 시 ‘작업 중단 또는 시간 단축’을 명시하고 있지만, 현실에선 이를 지키는 현장이 드물다.

      전문가들 역시 혹한기에는 혈압과 뇌혈류가 급격히 변해 뇌출혈·심근경색 등 순환기 질환 위험이 높다고 경고한다. 한 산재 전문의는 “추운 날씨에 장시간 노동이 이어지면 신체가 체온 유지에 쓰는 에너지가 늘어나 피로도가 급상승한다”며 “휴식 시간만으로는 사고를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한국 사회에 반복되는 ‘겨울철 건설현장 사망’의 또 다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공사현장에 대한 산업재해 조사에 착수했고, 노동계는 “한 명이 아니라 수많은 ‘배 씨’들이 여전히 추위 속에서 일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Copyrights ⓒ 더딜리버리 & www.thedelivery.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더딜리버리로고

대표자명 : 김민성 , 상호 : 주식회사 더딜리버리 , 주소 : 미사강변한강로 135 나동 211호
발행인 : 김민성, 편집인 : 김대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성 , 신문등록번호 : 경기, 아54462
Tel : 010-8968-1183, Fax : 031-699-7994 , Email : tdy0528@naver.com, 사업자등록번호 : 430-86-03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