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술 악용한 ‘짝사랑 딥페이크’ 범행… 30대 남성 징역 3년·집행유예 4년
    • 법원 “피해자와 합의·초범 참작”… 성폭력 치료 이수 및 취업제한 명령도 병행
      전문가 “AI 합성물 악용 급증, 처벌 강화·예방 교육 병행해야” 지적 나와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자신이 좋아하던 여성의 얼굴로 성적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 유포한 30대 남성이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이른바 ‘딥페이크 범죄’가 사회문제로 부상한 가운데,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백과 피해자와의 합의, 초범이라는 점을 참작해 선고를 내렸다.

      부산지방법원 형사3단독 심재남 부장판사는 14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허위영상물편집등)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0대) 씨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7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을 함께 내렸다.

      A 씨는 2024년 11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자신이 짝사랑하던 지인 B 씨의 얼굴에 불상의 인물 신체 이미지를 합성해 성적 형태의 딥페이크 사진 612장을 제작했다. 이후 이를 텔레그램을 통해 제3자에게 총 553차례에 걸쳐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피해자에게 이성적인 감정이 있었을 뿐 악의는 없었다”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변호인은 “가정불화와 여동생의 건강 악화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던 중 순간적인 충동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고의성과 범행의 반복성,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와의 합의서를 제출한 점, 과거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집행유예로 양형을 정했다. 심 부장판사는 “이번 판결은 반성의 기회를 부여한 것”이라며 “집행유예를 선처로 여기고 향후 동일한 범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정신적 치료를 병행하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 개인 범행을 넘어, AI 기술의 급속한 확산이 불러온 사회적 부작용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최근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비인가 합성물 배포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기술 악용을 막을 수 있는 법·제도적 장치와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딥페이크 성범죄는 AI 기반 합성기술을 이용해 누군가의 얼굴을 원하지 않게 성적 이미지로 바꾸는 행위로, 2021년부터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자 입증 부담이 크고 유포 경로가 다양해 실효적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딥페이크 성범죄 검거 건수는 3년 새 약 2.5배 증가했다.

      이번 판결은 가해자 개인의 반성과 합의를 고려한 ‘선처형 판결’이지만, 사회 전반에서는 “AI 기반 성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이 여전히 관대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술 악용이 심화되는 만큼, 양형의 실효성을 높이고 피해 예방 캠페인과 복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딥페이크 기술은 예술·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혁신의 도구이지만, 개인의 초상과 사생활이 침해되는 순간 그 피해는 되돌리기 어렵다. 법조계는 이번 선고를 계기로 유사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AI 기반 성범죄의 처벌 수위를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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