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운임은 내려갔지만 체감 물류비는 왜 줄지 않나
    • 운임 지표 하락에도 보험·체선·재고 비용 누적 기업 부담은 여전

    • 출처 위키피디아
      출처: 위키피디아
      국제 해상 운임이 팬데믹 이후 고점에서 상당 폭 하락했지만, 국내 기업들이 체감하는 물류비 부담은 크게 줄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요 운임 지표는 안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용 구조는 오히려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아시아와 미주, 유럽을 잇는 주요 항로의 컨테이너 운임은 2024년 하반기 이후 점진적인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팬데믹 기간 급등했던 운임이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운임 하락이 기업의 총 물류비 절감으로 직결되지는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운임 외 비용의 확대가 꼽힌다. 홍해 사태 이후 항로 우회가 장기화되면서 항해 기간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연료비와 선박 운영 비용이 증가했다. 항만 혼잡으로 인한 체선료와 체화료 부담도 지속되고 있으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수로 반영되면서 해상 운송 보험료 역시 이전 수준으로 쉽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

      납기 불확실성에 따른 재고 비용 증가도 기업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운송 일정 지연 가능성을 고려해 안전 재고를 늘리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보관 비용과 금융 비용이 함께 늘고 있다. 특히 중소 수입사의 경우 추가 비용을 흡수할 여력이 제한적이어서 체감 부담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국제 물류 계약 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장기 계약을 통해 일정 수준의 운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스폿 계약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로 인해 운임 하락의 혜택은 제한적인 반면, 비용 변동성은 고스란히 기업이 감내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운임 지표 중심의 물류비 인식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상 운임 외에도 보험료와 항만 비용, 재고 유지 비용, 금융 비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단일 지표만으로 기업 부담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운임이 내려가도 총 물류비는 줄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국제 물류 환경을 일시적인 왜곡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공급망 리스크가 상시화되면서 물류비의 기준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히 운임 하락을 기대하기보다 총비용 관점에서 물류 전략을 재설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운임 하락과 체감 물류비 간의 괴리는 글로벌 물류 환경이 효율 중심에서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을 앞둔 시점에서 국제 물류 경쟁력은 더 낮은 운임이 아니라, 비용 변동성을 얼마나 관리할 수 있는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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