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백신 개발을 목표로 해외 연구기관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국내 감염병 연구기관이 SFTS 백신을 글로벌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백신 부재로 인한 공중보건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상황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SFTS는 주로 진드기 매개로 전파되며 고열·혈소판 감소·다발성 장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중증 감염병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수백 건의 환자가 보고되고 특히 고령층에서 치명률이 높아 정부가 지속적으로 대응 전략을 강화해온 질환이다. 치료제가 제한적이고 예방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선제적 예방수단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꼽혀 왔다.
이번 연구는 SFTS 바이러스의 변이 특성, 면역반응 분석, 후보 항원 발굴 등 기초과학 단계에서부터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다단계 구조로 진행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해외 연구기관들이 보유한 유전체 분석 인프라와 감염모델 기술을 활용해 백신 후보물질의 효율을 검증하고, 국내 연구진이 축적해온 병원체 분석 기술 또한 공동 접근 방식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협력은 단순 정보 교류를 넘어, 백신 플랫폼 비교 연구 후보물질 선별을 위한 동물실험 공동 프로토콜 구축 임상시험 단계 진입을 위한 규제 협력의 틀 마련까지 포괄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다양한 국가의 연구기관이 참여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지역별 특성 차이를 반영한 백신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연구가 국내 감염병 대응 체계의 질적 도약을 이끌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제 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초기 연구 단계부터 글로벌 표준을 고려한 개발 전략을 적용할 수 있어, 최종 백신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의 위험을 줄이고, 고령층·농촌 지역 주민의 건강 보호에도 직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은 향후 연구 진행 상황과 주요 결과를 단계별로 공개하고, 백신 후보물질의 안전성 및 효능이 확보될 경우 국내 임상에 들어갈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연구가 장기적으로 국가 감염병 백신 자급 체계 구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FTS가 기후 변화와 생태 환경 변동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이번 국제 공동연구 착수는 국내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