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2월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올겨울 북반구 지역에서 코로나19와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확산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WHO는 최근 보고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러 국가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지난 2주 연속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동시에 A/H1N1·A/H3N2 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활동도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WHO 감염병 대응국은 “지금의 수치는 단순한 지역적 변동이 아니다”라며 “국가 간 전파 패턴이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어 겨울철 호흡기 감염 파동이 자칫 동시에 겹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변이 패턴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를 중심으로 중증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인플루엔자 역시 평년 대비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WHO는 각국 정부에 백신 접종률 현황을 다시 점검하고, 고위험군 보호 전략과 의료 대응 여력을 미리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고령층·만성질환자·면역저하 환자와 같이 중증 위험이 높은 집단을 중심으로 추가 접종 계획을 조정하고 백신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할 경우 의료기관의 부담이 단기간에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응급실·중환자실 가동률이 상승하고, 고위험군의 입원 수요가 늘어 의료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WHO는 이를 “예측 가능하지만 대비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표현하며 조기 경보의 성격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WHO는 이번 겨울의 감염병 위험 수준이 국가별 방역정책, 백신 접종률, 의료 접근성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지금은 공포를 조장할 단계가 아니라,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시점”이라며 과학적이고 균형 잡힌 접근을 당부했다.
현재 WHO는 전 세계 감염병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가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며, 각국의 대응 현황과 의료부담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후속 권고를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