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환경계획(UNEP)이 2025년 11월 발표한 최신 환경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강수와 함께 지표로 떨어지는 양이 최근 몇 년 사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UNEP는 이 현상이 특정 국가나 산업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대기 순환을 통해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단계의 환경 오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 동아시아뿐 아니라 인적 접근이 어려운 남극·고산지역에서도 같은 유형의 입자가 검출되었다는 점은 오염원이 장거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 강우는 해양이나 토양에 축적된 미세입자가 대기 중으로 재부유된 뒤 비나 눈 형태로 다시 떨어지는 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다. UNEP는 플라스틱 생산량 증가, 기후와 연계된 자연 재비산, 장거리 대기 이동 등을 주요 원인으로 제시했지만, 각 요인이 실제 증가폭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 자체도 성분과 크기가 다양해 지역별로 다른 패턴을 보이며, 기상 조건에 따라 강수량과 농도가 크게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건강 영향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 일부 연구에서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폐나 혈류, 림프계에 축적될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는 아직 초기 단계의 연구로, UNEP는 건강 피해를 단정할 수 있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세플라스틱의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 흡입 가능성이 증가하고, 장기적 노출이 생태계와 인류 건강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는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NEP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각국 정부에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강수·대기질 데이터를 통합한 추적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플라스틱 생산·폐기 관리의 개선 없이는 미세플라스틱 순환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양열함량 증가와 같은 기후 시스템 변화가 해양·대기 상호작용을 촉진해 향후 미세입자 재비산을 더욱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미세플라스틱 강우가 아직 일상적으로 체감되지는 않지만, 장기적 환경 리스크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지속적인 관측과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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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NASA Earth Observatory (Aerosol Optical Depth Ma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