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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CBRE Investment Management |
팬데믹 시기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창고·물류센터 수요가 2025년에 접어들며 전 세계적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기업들은 공급망 불안과 재고 확보 경쟁으로 대규모 물류시설을 공격적으로 확충했지만, 이후 온라인 수요의 정상화와 고금리 환경이 겹치면서 과잉 구축된 창고공간을 재정비하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물류부동산 시장에서는 10여 년 만에 임대료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오며 시장의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조정 단계가 단순한 수요 둔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대 물류부동산 기업 중 하나인 Prologis는 2025년 3분기 기준 물류용 부동산 수요가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순흡수량과 신규 임대 계약 규모가 2024년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업들이 팬데믹 시기의 과잉 확보 전략에서 벗어나 실제 운영 효율성을 기준으로 공간 전략을 다시 구성하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이와 함께 3PL과 e커머스 기업들이 추진하는 ‘도심 근접형 물류 전략’이 시장 재편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배송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의 대형 외곽 물류센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자 거주지와 가까운 마이크로 허브형 창고와 라스트마일 특화 분배센터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배송 속도와 반품 처리 효율성 향상으로 직결된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특정 지역의 창고 수요가 오히려 강화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AP News는 아시아 기반 물류업체들이 2024년 대비 미국 내 창고 임대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주요 항만 도시와 대도시권 물류거점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지형이 다시 재편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시장을 둘러싼 우려도 여전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급 과잉, 금리 부담, 기업 재고 축소 등이 맞물리면서 일부 지역 산업용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 개발 프로젝트의 수익성 하락과 임대 속도 둔화는 장기적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같은 흐름은 소비자의 경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물류센터가 도심과 더 가까워질수록 온라인 상품 배송은 더 빨라지고 반품·A/S 물류 처리도 한층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반대로 창고 시장의 조정이 심화될 경우 물류비 상승이나 특정 지역 공급망 압박으로 인해 배송 지연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2025년 물류용 부동산의 재편은 기업 전략 변화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일상적 배송 경험을 결정짓는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