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 다음은 리버스 – 역물류의 황금기 도래
    • 반품과 회수가 비용이 아닌 수익이 되는 시대, 순환경제가 물류의 판을 바꾸다

      2025년, 글로벌 물류업계의 새로운 화두는 ‘역물류(Reverse Logistics)’다. 과거에는 반품과 회수를 단순한 비용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그것이 새로운 수익원이자 ESG 경쟁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택배 다음은 리버스”의 시대다.

      미국의 리테일 시장만 봐도 변화는 극명하다. 2024년 기준 반품 규모는 8,900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16.9%에 달한다. 반품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기와 남용으로 인한 손실도 1,000억 달러를 넘었다. 반품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글로벌 리테일러들은 이제 ‘빠른 판매’보다 ‘효율적인 회수’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되살린 상품으로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아마존은 AI 기반 추천 시스템을 활용해 반품 자체를 줄이고, 반품이 발생하더라도 고객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동 환불까지 연결한다. 이케아(IKEA)는 한발 더 나아가 ‘Buy Back & Resell’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가 사용한 제품을 되사들이고, 수리 후 매장 내 ‘AS-IS 존’에서 다시 판매한다. 이케아 매장은 이제 물류 허브이자 순환경제의 거점으로 변모했다.

      이 흐름은 단순히 선진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쿠팡과 CJ대한통운 등 국내 기업들도 반품 프로세스 자동화와 재활용 루프 구축에 나섰다. 쿠팡은 상품 수거부터 환불까지 전 과정을 자체 네트워크로 통제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CJ대한통운은 반품 예약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편의를 개선했다. 여기에 환경부가 2024년부터 시행한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은 역물류 산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 2025년에는 커피박, 폐식용유 등 재활용 품목이 추가 지정되며, 순환경제 지원사업도 확대될 예정이다.

      ‘리퍼브(Refurb) 시장’의 급성장도 이 흐름을 가속한다.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내 리커머스 시장 규모는 7조 원대까지 성장했다는 추정이 있다. 반품 상품, 전시품, 중고품이 정식 유통망을 통해 다시 거래되며, 그 과정에서 물류 기업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즉, “반품은 손실이 아니라 자산”이 되는 것이다.

      글로벌 물류기업들도 이 영역을 놓치지 않는다. UPS의 ‘해피 리턴스(Happy Returns)’는 오프라인 리턴 바(Return Bar) 네트워크를 8천 곳 가까이 운영하며 반품 집하를 효율화했고, 블루욘더(Blue Yonder)는 AI 기반 반품 관리 기업 옵토로(Optoro)를 인수해 ‘회수-재포장-재판매’ 전 과정을 통합했다.

      결국 역물류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산업 구조의 전환이다. 공급망의 끝에서 발생하던 손실이 다시 출발점이 되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기업은 더 이상 반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빠르게 회수하고, 다시 팔고, 재활용해 ESG 점수를 높인다. 이 모든 과정을 연결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다.

      2025년 물류업계의 새로운 경쟁 구도는 명확하다. 누가 더 빨리 배송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똑똑하게 되돌리느냐의 싸움이다. “리버스는 새로운 라스트마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반품의 속도와 품질, 그리고 재판매 전략이 물류 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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