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자동화 설비가 운영 중인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 내부 전경 출처: DirectIndustry News | 
2025년 글로벌 물류업계는 단순한 배송 기능을 넘어 산업 간 협업을 통한 혁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 물류는 제품을 운송하는 역할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유통, 패션, 헬스케어, 부동산, 금융 등 다양한 산업과 긴밀히 연결되며 새로운 가치 체계를 창출하는 핵심 인프라로 변모하고 있다. 소비자 경험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이 결합하는 이 흐름은 물류를 단순 서비스가 아닌 협업 생태계의 허브로 바꿔 놓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흐름 중 하나는 헬스케어와 물류의 융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 증가에 대응해, 처방약, 진단 키트, 혈액 샘플 등을 집 앞까지 신속하게 배송하는 맞춤형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원격 진료, 영상 상담, 결제 서비스와 배송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통합 경험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의료 체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는 고령화 사회에서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만성질환자 대상의 정기 배송 서비스로까지 확대되며 물류와 헬스케어의 접점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패션 산업에서도 협업의 흐름은 더욱 활발하다. 무신사와 에이블리 같은 국내 패션 플랫폼은 자체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화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서울 성수동에 대규모 글로벌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해, 국내 브랜드가 물류를 직접 관리할 필요 없이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배송 속도 향상을 넘어,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보다 빠른 배송을 경험하게 되고, 플랫폼은 중소 패션 브랜드의 해외 시장 진입을 돕는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또한 부동산 개발과 물류의 결합 역시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에서는 거주자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스마트 배송 로커, 무인 물류 거점, 소형 자동화 풀필먼트 센터를 설계 단계부터 포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모델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생활형 스마트 물류 생태계를 구축하며, 주민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부동산 가치까지 상승시키는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다. 도심 곳곳에 구축되는 소규모 물류 거점은 5km 반경 내 ‘1시간 이내 배송’을 실현하는 하이퍼로컬 배송의 중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유통기업, 헬스케어 스타트업, 패션 플랫폼 등 다양한 산업이 협력해 MFC를 공동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DHL, 아마존, 쿠팡 같은 글로벌·국내 기업들도 이미 MFC 기반의 협업 전략을 도입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 간 협업은 기술 혁신을 매개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AI 기반 재고 관리, 실시간 수요 예측, 자율주행 배송, IoT 센서 활용 등 다양한 기술이 물류와 다른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 플랫폼은 AI를 통해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물류 플랫폼은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시에 필요한 약품을 배달한다. 패션 플랫폼은 빅데이터로 소비자 수요를 예측해 재고를 자동으로 보충하고, 부동산 플랫폼은 입주민 맞춤형 스마트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결국 물류는 더 이상 독립된 산업이 아니다. 2025년 현재, 물류는 유통, 패션, 헬스케어, 부동산, 기술 등 다양한 산업의 혁신을 연결하는 서비스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각 산업이 가진 강점을 결합해 소비자 경험을 중심으로 재편하는 협업 모델은 단순히 배송의 효율성을 넘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앞으로 물류는 제품을 옮기는 단계를 넘어, 소비자 중심의 생활 플랫폼으로 확대되며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핵심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