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주행 트럭 상용화 현실화… 국내 물류도 '무인 운송 시대' 접근
    • 무인 트럭이 실도로를 달린다
      기술 실증 넘어 상용화… 글로벌 운송 패러다임 전환
    •  스웨덴 공공도로를 주행하는 Einride TPod 탑승실이 없는 레벨4 자율 전기 트럭으로 자율주행 트럭의 실용 시대를 알리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 스웨덴 공공도로를 주행하는 Einride T‑Pod. 탑승실이 없는 레벨 4 자율 전기 트럭으로, 자율주행 트럭의 실용 시대를 알리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트럭이 실도로를 달리기 시작하면서, 물류 산업의 판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기술 실증 단계를 넘어 실제 화물 운송에 적용되는 상용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고속도로 전 구간에서 자율주행 화물차의 운행이 가능해지는 등 제도적 기반이 빠르게 마련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의 오로라 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이 지난 5월부터 텍사스 달라스–휴스턴 간 고속도로에서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 트럭을 상용 운행 중이다. 이 노선은 미국 남부의 핵심 물류 축으로, 해당 트럭은 최고 시속 75마일(약 120km/h)로 주행하며, 누적 1,200마일 이상을 운행하고 1만 건 이상의 화물을 운송한 바 있다. 오로라는 향후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뉴멕시코주 엘파소까지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과 중동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웨덴의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아인라이드(Einride)는 2019년 세계 최초로 공공도로에서 레벨 4 자율주행 전기 트럭을 시범 운행했으며, 현재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총 200대 규모의 자율 전기 트럭 배치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아인라이드는 현재 기업 가치가 약 30억~50억 달러로 평가된다.

      이 같은 기술 진전은 단순한 실험을 넘어, 글로벌 운송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맥킨지(McKinsey)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율주행 트럭 시장은 2035년까지 6,160억 달러(약 8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국가별로는 중국(3,270억 달러), 미국(1,780억 달러), 유럽(1,120억 달러) 순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 확산의 배경에는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가 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약 8만 명의 트럭 운전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 또한 2028년까지 약 20만 명의 운전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4시간 운행이 가능하고 인건비 부담이 없는 자율주행 기술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현재 상용화가 진행 중인 대부분의 자율주행 트럭이 레벨 4(운전자의 개입 없이 특정 구간에서 완전 자율 운행이 가능한 수준)에 해당하며, 라이더(LiDAR), 카메라, 레이더 및 AI 기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일부 기업은 OEM 방식으로 기존 트럭 제조사의 플랫폼에 자율주행 모듈을 장착하고 있으며,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물류단지, 광산, 항만 등 특수 구역에서도 시험 운행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한국도 상용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구역을 기존 4개 고속도로에서 전국 44개 고속도로 전체 구간(5,224km)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물류 기업들도 시범 운행에 본격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과 자율주행 스타트업 마스오토(Mars Auto)는 수도권–충청권 간 간선 택배 노선에서 자율주행 트럭을 실제 운행 중이며, 우정사업본부와 협력한 MMP코리아는 인천–대전 구간에서 자율주행 트럭을 활용한 야간 배송 실증 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반복적 운행이 많은 고속도로 구간에서 자율주행 트럭이 높은 효율성과 안전성을 보이며 실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국내 스타트업들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레벨 3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엑시언트(Xcient)’ 트럭을 개발해 고속도로 시범 주행을 완료했으며, 라이드플럭스(RideFlux)는 25톤급 대형 트럭에 자율주행 임시 운행 허가를 받고 도심 운행 실증을 준비 중이다. 쏘드라이브(ThorDrive)는 인천공항 물류단지 내 실내용 자율 전기 트럭 ‘Air Ride’를 운영하며, 향후 공항 및 항만 물류 전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제도와 사회적 수용성 확보는 여전히 숙제”라고 지적한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보험 체계 정비, 운전자 재교육, 안전 시뮬레이션 확대 등 보완이 필요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토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차 상용화 촉진법’을 제정하고, 고속도로 특례, 안전 기준 완화, 유상 운송 허가 기준 등을 마련 중이다.

      자율주행 트럭 상용화는 단순히 '무인 차량'의 도입을 넘어, 운송 인프라 전체를 재설계하는 전환점이다. 전통적인 운전 노동 중심 체계에서 자동화 기반의 효율형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이 흐름은, 향후 물류 산업 전반의 생산성, 안전성,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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