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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연합군이 Ulchi Freedom Shield 훈련 중 무기 점검 및 전투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U.S. Army (DVIDS) | 
2025년 8월 18일부터 28일까지 예정된 한·미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을지 프리덤 실드(Ulchi Freedom Shield, UFS)’가 전년도와 유사한 규모로 진행된다. 이번 훈련은 시뮬레이션 기반의 지휘소 연습(CPX)과 야외 기동훈련(FTX)으로 구성되지만, 40건 중 약 20건의 FTX는 9월로 연기됐다.
군 당국은 극심한 폭염과 연중 균형적인 방위태세 유지 필요성을 이유로, 한·미 간 긴밀한 협의 끝에 일부 훈련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단순한 기후 대응 차원이 아니라 대북 외교적 배려로도 해석하고 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일정 조정은 남북 간 불필요한 긴장을 낮추려는 의도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정이 북측에 실질적인 긍정 효과를 주기 어렵다고 본다. 세종연구소 청성창 부원장은 “북측이 원하는 것은 훈련의 완전한 중단이지, 단순한 일정 변경이 아니다”라며, 이번 연기만으로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은 공식 성명을 통해 훈련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일정 조정은 ‘위장된 군사행동’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강도 높은 군사적 대응(미사일 발사, 무력 시위 등)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향후 한·미의 움직임을 관망하는 기류가 읽힌다.
정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는 기후와 외교를 모두 고려한 합리적 판단이라 평가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북측이 이를 전략적 양보로 해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야당 일부 의원들은 훈련 축소·연기는 방위태세를 약화시키고 동맹 신뢰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향후 한·미 군사 전략에도 미묘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UFS에서 일부 야외 훈련이 9월로 연기되면서, 한·미 양국은 ‘분산형·지속형 훈련’ 개념을 시험하게 된다. 즉, 집중 훈련 기간을 줄이고 여러 시점에 나누어 실시함으로써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도 전력 유지와 연합 대응 능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향후 표준이 될 경우, 연중 상시 훈련과 긴급 대응 능력이 강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대규모 즉각 대응 시나리오 숙달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결국 이번 UFS 일정 조정은 기후, 외교, 군사 전략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맞물린 결과물이다. 단기적으로는 남북 간 불필요한 충돌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요구하는 훈련 중단과 한·미가 지키려는 동맹 군사력 유지 사이에서 계속된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