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와 블록체인이 열어가는 ‘공급망의 눈’
    • 위기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새로운 ‘물류 두뇌’의 시대
    • TMS WMS IoT 센서 AI 알고리즘이 통합된 관제 시스템이 복잡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한눈에 보여준다
      TMS, WMS, IoT 센서, AI 알고리즘이 통합된 관제 시스템이 복잡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한눈에 보여준다.
      글로벌 물류업계, 가시성의 전환점을 맞이하다

      “지금 내 화물은 어디쯤 왔을까?”
      단순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이 물음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는 기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글로벌 공급망은 날씨, 정치, 전쟁, 항만 정체, 노동자 파업 등 수많은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팬데믹 이후 드러난 것은, ‘공급망의 실시간 가시성 부족’이 기업의 회복력을 크게 제한한다는 사실이다.

      이제 물류업계는 이 질문에 더욱 똑똑하게 답하려 하고 있다. 단순히 위치를 추적하는 수준을 넘어, 예측하고 판단하며, 나아가 위험 발생 전에 자동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컨트롤 타워’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중이다.


      ‘보는 것’을 넘어 ‘이해하는 것’으로

      기존에도 GPS, RFID, TMS(운송관리시스템)를 활용한 화물 추적은 존재했다. 하지만 이는 단편적인 정보에 불과했다. 여러 운송 모드를 넘나드는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전체 흐름을 조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부상하는 솔루션은 다르다. ‘AI 기반 컨트롤 타워’는 화물의 현재 위치뿐 아니라, 도착 예상 시간 예측, 지연 요인 탐지, 우회 경로 자동 추천까지 가능하게 한다. 공급망 관리가 단순한 ‘관찰’에서 ‘이해와 대응’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Project44, SAP, IBM 등은 AI를 활용해 실시간 분석을 수행하고, 알림과 조치를 자동화한 통합 플랫폼을 제공 중이다. 한 물류 관리자는 “예전에는 상황이 발생하고 나서야 알았지만, 이제는 조짐만 보여도 시스템이 먼저 경고를 준다”고 말한다.


      디지털 트윈과 블록체인의 동행

      AI와 함께, 디지털 트윈과 블록체인 기술도 빠르게 융합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공급망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것이다. 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업은 항만 폐쇄, 기상이변, 관세 변경 등 다양한 ‘만약’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사전에 설계할 수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이 더해지면 ‘투명성’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생긴다. 예컨대 한 제품이 생산지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어떤 창고를 통과했고 어떤 온도 조건이었는지 등 모든 정보가 변조 없이 기록된다. 이 기술은 특히 식품, 의약품, 고가 소비재 분야에서 더욱 가치가 크다.

      델로이트는 블록체인을 “기업 간 신뢰를 확장하는 기술”이라고 평가한다. 제3자의 인증 없이도 누구나 공정하고 투명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면,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 그 이상이다. 가시성이 높아지면, 재고는 줄고 비용은 절감되며, 공급망 회복력은 강화된다. 실제로 HCL Tech는 AI 컨트롤 타워를 도입한 기업들이 평균 재고 18% 감소, 품절률 20% 개선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 혁신에는 여전히 장애물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데이터 공유의 어려움이다. 공급망은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수많은 중소 업체들이 얽혀 움직이는 유기체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모든 참여자가 데이터를 나누고 공유할 유인을 가지지 않으면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누가 어떤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가’를 정하는 거버넌스 설계가 복잡하다. 기술적 문제보다는, 협력 방식이 더 어려운 셈이다.


      새로운 표준을 향하여

      국제 컨설팅 기업 가트너는 2027년까지 글로벌 기업의 50% 이상이 AI와 블록체인을 융합한 가시성 플랫폼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단순한 위치 추적을 넘어서, 가시성 그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기업의 공급망 관리자는 더 이상 단순한 물류 담당자가 아니다. 이제 그들은 위험을 감지하고 대응하는 지휘관, 혹은 데이터 기반의 전략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누가 더 잘 보는가,
      누가 더 먼저 파악하는가,
      그리고 누가 더 빠르게 반응하는가.

      그 차이는 수백억 원의 재고비용, 수일의 납기 차이,
      그리고 기업의 생존 여부를 가를 수 있다.

      2025년의 공급망은 이제 ‘눈’을 갖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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