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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물류 혁신을 이끄는 tlacSEA 2025, 싱가포르에서 10월 개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아시아 최대 물류 컨퍼런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tlacSEA 2025 현장 전경. 출처: transport logistic Southeast Asia 공식 보도자료
2025년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싱가포르 샌즈 엑스포 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transport logistic Southeast Asia와 air cargo Southeast Asia, 즉 tlacSEA 2025는 동남아 물류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압축해 보여줄 대형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주최는 메쎄 뮌헨(Messe München)의 현지 법인 MMI Asia이며, 주최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1만 명이 넘는 업계 종사자와 300개 이상의 전시사, 90명 이상의 연사가 한자리에 모여 물류 기술과 정책, 사업 모델을 종합적으로 논의한다. 단순한 대규모 행사가 아니라 공급망 재편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법 중심으로 다루겠다는 점에서 실무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행사의 핵심 주제는 디지털화, 지속 가능성, 회복력이다. 급변하는 교역 환경과 불확실성을 전제로 항공과 해상, 내륙을 잇는 멀티모달 통합 운영, AI 기반 수요·적재 최적화, 실시간 가시성 시스템, 예측 분석, 스마트 항만 및 터미널 운영처럼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솔루션이 다수 소개될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확대와 국경 간 직구 흐름을 반영해 라스트마일, 크로스보더 풀필먼트, 통관 자동화와 같은 주제도 깊이 있게 다뤄진다. 특히 초중량·대형 화물 운송을 위해 별도로 구성되는 프로젝트 카고 존(Project Cargo Zone)은 발전 설비, 인프라 자재, 건설 장비처럼 동남아 개발 수요와 맞닿아 있는 화물군에 특화된 기술과 사례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 본편에 앞서 국가별 현안을 짚는 로드쇼도 이미 진행됐다. 인도네시아 로드쇼에서는 도서 지역이 많은 지리적 특수성 속에서 디지털 항만 운영과 통관 자동화가 병목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베트남에서는 인도·태평양 경제회랑(IPEC)과 항공 물류 허브 전략이 주제로 다뤄졌고, 정부와 업계 간 협업 체계가 구체화됐다. 말레이시아 세션에서는 국경 간 공급망 통합, 탄소 감축, 데이터 표준화 등 규제와 기술이 만나는 접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이들 로드쇼는 각국의 제도와 인프라 상황을 사전에 공유해 본 행사에서 논의의 밀도를 높이고, 국가 간 협력 과제를 실질적으로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동남아의 물류 구조는 복잡한 해상 네트워크, 빠른 도시화, 전자상거래 폭증이라는 삼중 변수 위에서 돌아간다. tlacSEA 2025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전제로 해상, 항공, 철도, 도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설계와 디지털 문서, 전자 통관, 데이터 인터페이스 표준화 등 보이지 않는 인프라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지속 가능성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친환경 연료 전환, 저탄소 운송 스케줄링, 라스트마일에서의 전기차 및 마이크로 허브 도입 등 실행 가능한 방안도 다층적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ESG를 비용이 아닌 경쟁 우위의 요소로 전환하려는 지역 기업과 글로벌 파트너에게 모두 의미 있는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에게 tlacSEA 2025는 시장 점검과 파트너십 확대의 교차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동남아는 제조 기지 다변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관세 우대, 전자상거래 급증이 맞물려 물류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항공 화물 네트워크, 크로스보더 풀필먼트, 냉장·냉동 콜드체인, 프로젝트 카고 엔지니어링 등에서 한국 기업이 가진 운영 노하우와 IT 융합 역량은 현지 기업과의 공동 가치사슬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디지털 가시성 플랫폼과 예측형 수요관리, 자동화 설비 통합처럼 기술과 운영이 교차하는 영역은 협업 난도가 높지만 한 번 진입하면 진입 장벽이 크게 상승하기 때문에, 이번 행사를 계기로 레퍼런스 파일럿을 조기 가동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전반적으로 tlacSEA 2025는 단순한 물류 박람회를 넘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방향성을 기술과 제도, 운영의 언어로 구체화하는 자리다. 팬데믹과 지정학적 변수로 드러난 공급망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운영의 중심에 서고, 국가 간 규제와 표준 협력이 병행되며, 탄소 감축과 비용 효율을 동시에 달성하는 해법이 요구된다. 싱가포르라는 중립적이면서도 물류 최적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단기 계약과 전시 수주를 넘어 동남아 각국과 글로벌 기업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재배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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